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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대구 오페라하우스 공연 후기

minggu_da 2022. 12. 29. 01:10

우리나라 창작 국악 뮤지컬로 유명한 서편제!

왜 서편제를 꼭 봐야 했나?

집에서만 보던 뮤지컬을 2022년이 가기 전 공연장에서 꼭 한번 보고 싶었다. 지방에 살고 있는 나라서 시간을 따로 내지 않는 이상 공연이 많은 서울까지 가기는 멀고 먼 길이였다.. 그래서 대구 공연을 찾아보던 중 12월 9일부터 12월 18일까지 대구에서 공연한다는 공지를 보고 바로 티켓을 구매했다.

 

서편제는 창작뮤지컬로 5번째 공연인 오연을 공연하고 있다. 원작 저작권 사용기간 만료로 인해 2022년을 마지막으로 공연을 종료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공연을 종료했지만 1월 7일 천안, 1월 13일~15일 대전에서 최종 마지막 공연을 한다고 한다. 아직까지 공연을 보지 못한 분들은 꼭 봤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판소리를 주제로 한 뮤지컬은 흔하지 않다. 그렇다고 판소리만 나오는 것이 아닌 락,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가 나오기 때문에 마냥 생소하지도 않다. 한국을 잘 표현해 놓은 뮤지컬인 만큼 마지막 공연이라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대구 오페라하우스에 걸려있는 서편제 배너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 서편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함께한 배우

초연부터 오연까지 무려 12년간 함께해온 차지연배우님.. 내가 본 공연의 캐스팅도 차지연배우님이었다. 나는 공연을 보러 가기 전 이미 차지연 배우님의 소문을 듣고 갔었다. 배우님을 보기 위해 서편제를 본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엄청난 연기와 노래를 보여준다던데 정말 기대 이상이였다. 차지연 배우님이 판소리를 너무 잘해서 공연을 보고 돌아오자마자 인터넷에 검색해 봤더니 배우님의 외조부와 외삼촌이 국악인이셨다.. 그냥 뮤지컬 배우인 줄 알았더니 10년 가까이 고수를 하셨던 분이셨네..

 

아역분들의 실력도 엄청났다. 어린 송화역을 맡은 최연우배우와 어린 동호역을 맡은 정석준배우의 합이 너무 잘 맞아서 공연을 보는 내내 마음이 편안했다. 저런 어린 나이에 큰 무대에 서서 떨지도 않고 자기 할 일을 해내는 걸 보니 내가 다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공연을 보면서 뜻밖의 인물에 정말 반하고 왔다. 워낙에 뮤지컬계에서 유명한 차지연 배우님이 있다보니 다른 배우님들은 신경을 못쓰고 있었는데 공연을 보는 내내 동호역을 맡은 송원근 배우님의 실력에 엄청 반하고 돌아왔다. 동호만이 가진 증오와 분노를 너무 잘 표현해서 내가 같이 미워지며 몰입을 하게 되었다. 송원근배우님의 공연은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을 것 같다.

 

서편제 캐스팅 배우 등장인물
대구 서편제 캐스팅

뮤지컬 공연시간

  • 총 관람시간 : 155분 (인터미션 포함)
  • 인터미션 : 20분

인터파크 뮤지컬 티켓
뮤지컬서편제 공연시간

 

공연 시작 20분전에 대구 오페라하우스에 도착을 했다. 이미 입장을 시작한 후라 로비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주차 등록을 하고 프로그램북을 구경하다 보니 10분 정도 남았길래 바로 입장을 했다. 자리는 VIP석 1층 B구역 12열 13번 자리에 앉았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자리에 무대 중앙이라 꽤나 괜찮게 공연을 즐겼다. 

 

공연 시작 전에 입장하지 못한 관객은 뒷좌석이나 다른 좌석에서 1부를 보고 인터미션 타임에 본인의 좌석으로 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내 옆자리 분들도 인터미션 시간에 들어왔다. 되도록이면 공연 시작 전으로 무조건 가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1부를 뒤에서 보고 2부에 앞으로 오게 되면 아무래도 집중력이 흐려지다 보니 2부 공연 내내 집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봤다... 차지연배우님께서 오열을 하고 계신 장면에 두리번두리번...

 

서편제 프로그램북
뮤지컬 서편제 프로그램북

 

대구에서 뮤지컬 보기에 괜찮은가?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뮤지컬 공연

 

 

  • 장소 : 대구 북구 호암로 15 오페라하우스
  • 주차장 : 오페라하우스 주차장 /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주차장

 

공연 한 시간 전에 도착한다면 오페라하우스에 주차를 할 수 있는데 만약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차를 못한다 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주차장 직원분들이 너무 친절하게 어디에 주차를 하면 되는지 알려주신다. 대구 삼성창조캠퍼스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는데 정문 쪽이 아닌 후문 쪽으로 들어가야 오페라하우스에 걸어서 1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주차를 할 수 있다.

 

오페라하우스 주차장을 이용한다면 무료로 이용을 할 수 있는데 삼성창조캠퍼스 주차장을 이용한다면 오페라하우스 로비에서 주차등록을 해야 한다. 4시간 2000원으로 비싼 금액이 아니라서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주차등록비는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가능하다고 하니 미리 챙겨가면 좋을 것 같다. 주차등록은 공연 전에 가서 미리 해도 되고 인터미션이나 공연 후에도 가능하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삼성창조캠퍼스 내에 있는 모든 식당이나 가게에서 음료 하나를 사 먹어도 주차등록을 가게마다 2시간씩 해준다. 그러면 2000원 내는 것보다 음료도 먹고 등록도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서편제 뮤지컬 리플렛
서편제뮤지컬 리플렛

후기

믿고 보는 차지연배우님 덕분에 공연의 몰입도는 엄청났다. 초반에 조금은 지루할 뻔했지만 금방 몰입을 할 수 있었다. 서편제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넘버가 살다보면일텐데 음원으로만 듣던 넘버를 실제로 들으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한을 담아야만 했던 송화와 아버지를 증오하다 떠난 동호, 꿈을 쫓기만 하던 유봉까지 그 어떤 등장인물도 함부로 생각할 수 없도록 만든 스토리가 정말 탄탄하다 느끼게 되었다. 

 

우리나라 문화재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판소리가 너무 좋게 느껴졌다. 공연 내내 판소리만 나왔더라면 어쩌면 지루할 뻔 했지만 중간중간 동호의 팝과 락이 나오면서 분위기를 바꿔줬기 때문에 더 즐겁게 봤던 것 같다.

그리고 공연 중후반쯤에 춘향가를 부르는데 송화와 동호가 성별을 바꿔 부르는 장면이 재밌으면서도 슬픈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마지막 시즌으로 공연은 종료 됐지만 여운이 계속 남아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뮤지컬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당분간은 넘버는 "살다보면"만 계속 들을 것 같다..